2009년 12월 kt가 애플 아이폰을 출시했다. 그리고 트위터를 비롯한 SNS의 열풍이 불어닥쳤다. kt 홍보팀 조주환 대리(당시)는 이 흐름을 예측했다. 같은해 7월 즈음 kt 트위터를 오픈했고, 11월 블로그를 오픈했다. 정상적인 의사결정을 거치려면 늦을 것 같아, 먼저 계정을 개설하고 고객과의 대화에 나섰다. 마침, 해외 출장에 나섰던 대표이사가 고객으로부터 "트위터 계정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고, 홍보팀은 이미 개설해서 활동중이라는 보고를 드렸다. 이후, kt는 홍보팀에서 마케팅 조직에 이르기까지 전사적으로 SNS를 활용했고, 국내 기업 SNS의 대표 주자가 되었다.
- 프로젝트 - olleh kt SNS 운영 대행 (2009~2010)
- 고객사 - KT
- 역할 - 포스팅, 윤색, 영상 촬영, 인터넷 생방송 진행
- 팀 - 정지영, 함수린, 현상필
- 기간 - 2009.09 ~ 2010.12
- URL - blog.kt.com, www.twitter.com/ollehkt
- 문의 - aprilleaf@gmail.com
아이폰과 olleh kt, 그리고 SNS
그 선두에 olleh kt가 있었다. olleh kt는 2009년 11월 11일 11시 11분, 블로그를 오픈하며, '고객의 소리를 듣겠다'는 '경청(傾聽, Listen)'의 자세를 다짐했다. olleh kt는 이미 몇 달 동안 트위터를 통해 고객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에 나서고 있던 터였다.
그리고, 그 배경에 조주환 대리(2016년 현재, JTBC 홍보마케팅팀 차장)가 있었다. 조주환 차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한 고객과의 소통의 중요성을 간파했다. 하지만, 사내 의사결정 기간이 길어지자, 스스로 olleh kt 트위터 계정을 개설하고 고객과의 직접 소통에 나선다. 이 즈음, 해외에 출장을 나갔던 이석채 회장이 해외에서 트위터의 인기를 실감, 출장길에서 돌아오자마자 홍보임원에게 '우리는 트위터를 왜 열지 않느냐?'고 물었고, 조주환 과장은 이 시점을 계기로 공식적이고 본격적인 SNS 활동에 들어간다.
사내에서는 계열사 및 주요 브랜드별로 SNS 담당자를 지정하고 조주환 과장이 직접 교육에 나섰으며, 대외적으로는 다양한 컨퍼런스에 강사로 참여하여, olleh kt SNS 운영 사례를 공유한다.
제안과 추억
2000년대 초반부터 블로그에 관심을 갖고 있던 나 또한 2009년 트위터의 유행을 목격한다. 하지만, 성향상 트위터보다는 블로그가 더 편안했고, olleh kt의 블로그 제안에 뛰어들게 되었다. 당시, 유명 PR기업에서 SNS 전문 컨설팅 부문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수주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였다. 하지만, 디테일한 준비와 웹에이전시의 실제 구현과 운영 능력을 앞세워 SNS 운영 대행을 수주하였다.
이후 2010년, 1년은 힘들었지만 즐거움으로 가득한 한 해였다. 조주환 차장이 수시로 신선한 아이디어를 제공했고, 나는 디자인과 포스팅 윤색, 영상 촬영 등으로 그를 지원했다. 특히, 아이폰 출시, 이석채 회장님의 주요 기자 회견 및 사내의 주요 행사를 가정용 캠코더와 노트북 하나로, olleh kt 블로그를 통해 생방송으로 전했다. 당시 여러가지 환경으로 방송이 도중에 끊기는 등의 문제가 있었지만, 그 모든 것을 '일어날 수 있는 일, 해프닝' 정도로 감싸 안아준, 조주환 차장에게 고맙다는 말씀을, 지금도 전하고 싶다. 아울러,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에는 조주환 과장, 블로거들과 함께 남아공에 출장을 가서, 16강 진출까지의 과정을 SNS로 전하기도 했다.
편안한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24시간 오픈되어 있는 SNS를 소수의 인원이 감당하면서, 핵심 담당자였던 조주환 차장은 정신적, 육체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가끔은 사소한 말실수가 거대한 고객의 항의를 만들어내 그에 대응하느라 몇 날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당시 아이폰 출시 때마다 고객들의 관심과 출시 지연에 따른 항의가 엄청났는데, SNS를 통해 그에 대응하는 것도 초인적인 의지를 필요로 했다.
슬럼프, 그리고
일면, 긍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생각하지만, 에이전시로서 SNS 운영을 대행한다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다. 물리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것에 가까운데, 고객사의 상황을 속속들이 알기 어렵기 때문에, 최적의 콘텐트를 기획하고 제작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그러다 보니, 몸은 능동적으로 대응하지만, 마음과 정신은 수동적으로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많았다. 에이전시의 숙명이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SNS를 대행한다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고, 슬럼프에 빠져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에이전시의 도움은 당연히 필요하다. 그런데, 그 부분은 영상, 디자인, 플랫폼 구축과 같은 기능적인 부분에 국한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실제 커뮤니케이션과 콘텐트(위 요소들을 제외하거나 일부 포함한) 제작은 아이디어부터 최종 결과물의 단계까지 고객사에서 직접 담당하는 게 좋고, 그 둘의 영역은 보다 명확하게 구분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는 그 중간 어디쯤에서 고민이 많았고, 2011년 olleh kt SNS 운영 업체 선정 제안에 참여하지 못했다. 그런 마음으로 '대행'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콘텐츠' 카테고리의 다른 글
티머니 해외 영업용 소개 영상 (2012) (0) | 2024.09.21 |
---|---|
2012 Daum 회사소개 사이트 영상 콘텐츠 제작 (1) | 2024.09.21 |
2012 Daum 지속가능성보고서 사이트 개편 (0) | 2024.09.21 |
2012 Daum 지속가능성보고서 인쇄물 제작 (0) | 2024.09.21 |
2011 르노삼성 디지털매거진 <Finder> 콘텐트 제작 (1) | 2024.09.21 |
글에 남긴 여러분의 의견은 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