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는 대림그룹 계열 건설사이다. 1956년 천안에서 천광사라는 이름으로 설립해, 1986년 사업합리화 대상기업*으로 지정되어 대림그룹에 편입되었다. 주택, 건축, 토목, 플랜트, 조경 사업을 담당하는 종합건설사라고 하지만, 핵심 사업은 주택을 포함한 건축 분야이다 (2017년 매출 비중 건축 86.9%, 토목 13.1%).
많은 기업들이 Public Communication의 관점을 우선하여 홍보영상을 제작하는데 비해, 삼호는 B2B 영업 목적을 우선시 했다. 기존에 제대로 된 홍보영상이 없었던 삼호는 공사 수주를 위한 영업이나 프리젠테이션 때 자사의 많은 실적들을 홍보할 도구가 필요했다. 때문에, 대표실적이라고 꼽은 65개의 실적(연혁 등 자료 실적까지 포함하면 75개)을 모두 넣고 싶어했다. 계약 당시 정한 홍보영상의 분량은 3분. 더군다나, 비용상의 문제로, 촬영은 11개의 실적에 대해서만 진행하기로 하였다. 나머지는 자료 사진을 활용.
많은 실적은 홍보영상의 시간을 두배 가까이 늘려서 해결하고, 스틸 이미지가 주는 단순함은 보충촬영*과 모션그래픽으로 개선했지만, 별다른 스토리 라인 없이 실적 이미지(영상+스틸) 나열이 주는 지루함은 극복하기 어려웠다. 고객사는 자사의 필요와 목적에 부합했는지 만족해 하셨지만, 제작사 입장에서는 내세울만한 퀄리티가 아니라서 아쉬웠다.
하지만, 이것은 항상 반복되는 갈등이다. 무엇이 옳고 그르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고객은 그동안 축적된 실적을 한데 모아 놓은 데에 기쁨을 느낀 반면, 내부 리뷰에서는 "뭐야, 그냥 포트폴리오네."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주어진 여건 속에서 품질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실적 주변의 건물들의 옥상을 오르내리면서 다양한 촬영 포인트를 확보하고, 타임랩스, 드론 촬영 등을 병행한 수고는 모래처럼 사라져버린다. 서운해진다.
그런데,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목적에 부합하는 결과물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부합한다. 그런데 남는 아쉬움은 무엇인가? 좀더 전문가답게 치열하지 못한 점이다. 미세먼지가 흐린 날은 촬영 일정을 조절했어야 했다. 사전 답사와 공문을 보내 최적의 촬영 포인트를 고집했어야 했다. 협조가 이뤄지지 않은 실적은 과감하게 다른 실적으로 대체했어야 했다. 영상에 적합한 인물 촬영을 관철시켰어야 했다. 일정과 비용의 문제도 있지만, 디테일을 완성하기 위한 태도의 문제가 더 크다.
고객이 요구하지 않은, "멋있어 보이는, 그럴싸한, 남들이 하는 정도"의 영상을 만들지 못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알고 있는 '허술한 디테일'들이 문제다.
- 프로젝트 - 2018 삼호 홍보영상 제작
- 고객사 - 주식회사 삼호
- 구성/스크립트 - 김남용
- 촬영/편집 - 이윤성
- 내레이션 – 손수호
- 런닝타임 – 6:19
- 기간 - 2018년 4월 2일~7월 23일
- 문의 - aprilleaf@gmail.com
'콘텐츠'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8 포스코그룹 스크린세이버 제작 (2) | 2024.09.23 |
---|---|
2019 바텍 홍보영상 스토리텔링 및 카피라이팅 (0) | 2024.09.22 |
2018 동화그룹 사옥 로비영상 모션그래픽 (1) | 2024.09.22 |
2018 세아창원특수강 대경공장 홍보영상 (0) | 2024.09.22 |
2016 삼성화재 주의환기 콘텐츠 제작 컨설팅 (0) | 2024.09.21 |
글에 남긴 여러분의 의견은 개 입니다.